20일 오전 2시 20분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공원 패밀리랜드 해양전시관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해양전시관에 있던 펭귄 1마리와 물고기들이 폐사했다. 전시관 건물 1320m² 중 330m²(약 100평)가 불에 타고 1000m²(약 300평)에 그을음 피해가 생겼다. 소방당국은 3500만 원 정도의 피해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왜 불이 났는지 수사 중이다.
호남 최대 규모로 대표적인 놀이문화공간인 우치공원은 놀이시설인 패밀리랜드와 동물원으로 이뤄져 있다. 광주시는 2010년 우치공원을 ‘명품화’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놀이문화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관련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우치공원 내 해양전시관에서 불이 난 것은 관리 소홀의 한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1991년 문을 연 놀이시설 패밀리랜드는 용지가 14만1536m², 건물면적이 1만6566m²다. 청룡열차 등 놀이기구 13개 종류가 있다. 문을 열 당시 금호가 각종 놀이시설을 설치해 무상사용하고 20년 뒤 광주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무상사용 기간이 끝난 2011년 6월 금호는 연간 임차료 5억여 원을 내고 2년간 패밀리랜드를 운영했다.
문을 연 지 22년이 된 패밀리랜드의 놀이기구 등은 보수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놀이기구 13개 중 1개인 청룡열차는 멈춰 있다. A업체는 자체조사를 벌여 패밀리랜드 13개 놀이시설 보수에 앞으로 4년간 10억 원이 넘는 보수비용이 투입돼야 한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내년에 청룡열차의 수리비 2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광주시는 우치공원 명품화를 위해 2011년부터 500억 원 이상 투자할 시설투자자를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전국 놀이시설 운영난 등 악재가 겹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정성 광주시의원은 “A업체 명의로 광주시와 패밀리랜드 위탁계약이 맺어졌지만 사실은 A업체 사장 개인 명의로 추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패밀리랜드 해양전시관 화재는 우치공원 명품화 사업 추진이 겉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27일 지적했다. 이어 “광주시가 위탁계약을 맺으면서 사업자가 개인 이익에만 치중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 시민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시민 신모 씨(46)는 “광주의 대표적인 놀이시설인 우치공원 패밀리랜드와 동물원이 더 쾌적한 현대적 시설로 변모하기를 바란다”며 “광주시나 지역 기업에서 시민들에게 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