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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끈 삼성… 불 끈 오승환

입력 | 2013-10-28 03:00:00

4회 두산 실책으로 선취점… 7회 폭투로 승부 갈라
吳, 9회 또 등판 무실점 세이브… 2패 뒤 반격 첫승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을 3-2로 꺾고 2패 뒤 첫 승을 거둔 삼성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마무리 투수 오승환(오른쪽 세번째)과 함께 승리를 자축하는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끝판 대장’ 삼성 오승환의 등장을 알리는 벨소리가 울렸다. 삼성이 3-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그는 두산의 4번 타자 최준석을 2루 땅볼로 처리하더니 홍성흔과 양의지를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틀 전 자신의 올 시즌 최다 이닝인 4이닝을 던지고도 연장 13회초 오재일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맞아 패전의 멍에를 썼던 오승환은 그제야 굳게 다문 입을 열고 웃었다. 안방에서 충격적인 2연패를 당했던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이 한숨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삼성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3차전에서 선발 장원삼의 호투와 필승 계투조의 활약을 앞세워 두산을 3-2로 눌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연승한 경우는 16차례 있었는데 초반 열세를 뒤집고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가져간 것은 2007년 SK가 유일했다. 당시 상대는 두산이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2005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시작한 한국시리즈 잠실경기 연승 기록을 ‘7’로 늘렸다.

1, 2차전과 달리 선취점부터 삼성의 몫이었다. 1, 2회 연속 1사 이후 2루타를 때리고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던 삼성은 4회초 선두타자 박석민의 2루타와 최형우의 안타로 무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삼성은 이승엽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박한이가 유격수 땅볼을 때려 점수를 얻었다. 병살타성 타구였지만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공을 한 번 놓친 게 삼성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이지영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추가하며 2-0을 만들었다. 삼성의 7회 3번째 득점도 상대 수비의 실책에서 비롯됐다. 삼성은 선두타자 박한이가 두산 2루수 오재원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와 도루로 3루를 밟은 뒤 두산의 세 번째 투수 홍상삼의 폭투 때 홈을 밟아 승부를 갈랐다.

삼성 선발 장원삼의 호투에 눌려 6회까지 2안타에 그쳤던 두산은 0-3으로 뒤진 7회 1사에서 홍성흔의 솔로 홈런과 손시헌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이어진 1사 1루에서 2차전의 영웅 대타 오재일이 3루수 파울 플라이, 김재호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를 상대로 2승을 거뒀던 장원삼은 삼진 3개를 솎아내며 6과 3분의 1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은 장원삼에 이어 안지만(7회)-차우찬(8회)-오승환(9회)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기대를 모았던 두산 선발 유희관은 코칭스태프의 착각 탓에 4회 2사에서 원치 않는 강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2만5500명의 관객이 찾아 한국시리즈 3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4차전은 28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7회 박한이 3루 도루 결정적” ▼

▽류중일 삼성 감독=홍성흔한테 홈런을 맞긴 했지만 선발 장원삼이 최고의 피칭을 했고 구원 투수들인 안지만 차우찬 오승환도 너무 잘 던져줬다. 7회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박한이가 3루 도루에 성공해 폭투 때 홈을 밟은 게 결정적이었다. 1, 2차전에 비해 오늘 좀 더 나아졌고 4차전에는 더 좋아질 것 같다. 잠실구장에서 워낙 잘했고, 우승 축배도 들어본 만큼 남은 경기도 기대된다.

▼ “큰 경기 차분하지 못해 아쉬움” ▼

▽김진욱 두산 감독=우리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를 했다. 부상 선수가 많아 걱정했는데 다들 잘 해줬다. 마지막까지 경기를 따라가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등판시키는 등 소득도 적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처럼 큰 경기에서는 흥분하기보다는 차분해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선발 유희관이 빨리 강판하게 된 것도 우리가 조금 흥분했기 때문에 나온 실수였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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