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창희 원장
■ ‘어깨 고치는 아티스트’ 여수백병원 백창희 원장
뷔페 식당·화려한 인테리어와 유니폼…
화사해진 병원 분위기에 환자들 호응
라이브수술로 어깨 치료법 전파 온힘
통증 초기에 치료 중요…비수술 선호
여수백병원 백창희 원장은 '어깨를 고치는 아티스트'로 불린다. 수술과정을 라이브로 환자에게 보여주거나 기존의 의사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병원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여수백병원은 2011년 보건복지부 선정 전국 10대 관절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백 원장으로부터 독특한 병원 경영과 어깨통증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의사와 간호사 유니폼은 물론 벽과 소파 등 ‘컬러’가 예사롭지 않다.
“본래 병원에서는 와인색과 같은 붉은 계열의 색깔을 금기시한다. 피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처음에 유니폼 색깔을 와인색으로 바꾸자고 했을 때는 반대하는 직원들이 많았지만 막상 바꾸고 보니 직원들 얼굴이 더 화사해보이고 에너지가 충만해 보였다. 환자들 역시 곱고 밝아진 병원을 보면서 마치 분위기 좋은 펜션에 여행이라도 온 것 같다며 좋아했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색깔마다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예를 들어 노란색은 운동신경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오렌지색은 마음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해주고, 빨간색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어깨질환은 혈액순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인데, 유니폼을 와인색과 블루로 바꾼 후 환자들의 치료결과가 더 좋아진 것도 어쩌면 색깔 효과를 본 것이 아닐까 싶다.”
- 여수백병원은 아카데미와 라이브 수술로 명성이 높다. 어떻게 도입하게 됐나.
- 백 원장은 어깨통증 전문의다. 어깨통증은 누구에게나 생기는 가벼운 질병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은 어깨통증이 만성질환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실제로 어깨힘줄이 파열되었는데도 10명 중 7명 정도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어깨통증은 일시적으로 생기거나 혹은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어깨가 불편하다 느껴질 때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료실에서 통증으로 고통을 호소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참 많은데, 초기에 적절한 치료만 했더라도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어깨는 초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 어깨가 아프면 일단 수술을 권하는 병원이 많은데.
“과거와 달리 수술방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주사나 관절경 등으로도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최근 주목받는 이러한 비수술 치료법 덕분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병원만 해도 2007년부터 약 5년 동안 오십견 환자 2598명이 간단한 주사와 운동요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통계를 보면 비수술환자가 수술환자보다 6배나 많았다. 비수술 치료법은 간단한 오십견, 석회성 건염 등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특히 수술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나 직장 등 바쁜 일정으로 장기간 입원이 어려운 분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어깨는 살다보면 고장이 날 수밖에 없는 신체부위지만 통증 자체로는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어깨통증은 대부분 복합적인 경우가 많고, 오랜 시간 축적되어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단순히 ‘무엇 때문’일 거라 단정하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또 어깨를 지키는 습관도 중요하다. 귀와 어깨 사이에 전화기를 끼고 통화하지 말고, 소파에서 TV를 볼 때 비스듬히 누운 자세는 절대로 금물이다. 골프, 수영 등 오버헤드 자세가 많은 운동도 대체로 어깨에 좋지 않기 때문에 과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백 원장은 “환자들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병원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건강한 어깨와 희망의 날개를 찾도록 돕는 일이 가장 행복하다”며 웃었다. 검사 잘하고 수술 잘하는 것은 물론, 환자들의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알아야 좋은 병원이라는 그의 믿음이 여수백병원을 ‘관절에 강한 병원’으로 만든 주춧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수|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