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다시 일촉즉발 신경전… 中 폭격기 사흘째 오키나와 왕복
중국 국방부가 26일 “자국(自國) 무인기가 일본의 공격을 받으면 전쟁 행위로 간주해 즉각 반격하겠다”고 밝혔다. 발끈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중국 견제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중국을 압박했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싸고 한동안 잠잠했던 중-일 간 마찰이 다시 불붙고 있다.
중국 국방부 겅옌성(耿雁生)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이 말한 대로 (우리 무인항공기를) 공격하는 등 강제 조치를 하면 이는 엄중한 도발”이라며 “중국은 주저하지 않고 반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 후과(後果·부정적 결과)는 일을 벌인 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중국군의 영토주권 수호 의지와 결심을 얕잡아보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는 11일 아베 총리가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으로부터 “영공을 침범한 무인기가 퇴거 요청에 따르지 않으면 격추를 포함한 강제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고받고 이를 승인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중국이 그야말로 초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군 Y-8 조기경보기 2대와 H-6 폭격기 2대가 25∼27일 사흘간 일본 오키나와 근처를 왕복 비행했다. 중국군 항공기는 7월 24일과 9월 8일에도 같은 항로로 비행했지만 이번에는 하루에 4대가 출격했다는 점에서 예전보다 강도 높은 무력시위를 했다는 평이 많다.
일본은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을 해양으로 세력을 뻗치는 무력 행위라고 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법치가 아닌 무력으로 현 상황을 바꾸려 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27일 사이타마(埼玉) 현의 아사카 육상자위대 훈련장에서 4000여 명의 자위대원에게 “방위력은 그 존재만으로 억지력이 된다는 생각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등을 통해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고기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