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
A 군이 기본적인 직업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진로코칭을 시작했다. 첫 번째로 ‘직업 창문’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했다. A 군이 관심 있는 많은 직업 중 좋아하는 것, 좋아하지 않는 것, 잘하는 것, 잘하지 못하는 것을 기준으로 관심 직업을 재배치하도록 했다.
A 군은 자신의 강점, 약점, 관심을 반영해 총 5개의 직업을 도출해 냈고, 5개 각 직업의 세부적인 정보를 분석했다.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적으로 선택한 직업은 ‘아나운서’. A 군은 진로코칭을 통해 희망 직업을 찾게 됐다.
몇 주 후 A 군에게 대학 진학에 대해 다시 물었더니 A 군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정말 필요한 학과에 가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진로코칭 이후 A 군의 진로결정 방식이 바텀업 방식에서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톱다운 방식은 먼저 우리 사회 안에 세부적으로 어떤 계열과 분야들이 있는지를 알아본 뒤 그 분야 안에 어떤 직업들이 있는지, 그 직업을 가지려면 어떤 학과로 진학해야 하는지 등을 점점 구체화하며 탐색하는 것이다.
A 군은 우선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한 ‘직업 로드맵’을 그려본 뒤, 학과를 탐색하고 가고 싶은 대학을 정했다. 직업 로드맵과 학과 탐색 내용을 기초로 자신의 ‘진로 로드맵’도 작성했다. 진로 로드맵까지 작성한 A 군은 공부에 욕심이 생겨 자진해서 기숙학원에 입소하기까지 했다. 톱다운 방식에 근거해 만들어진 직업 로드맵과 진로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아주 구체적인 현실의 목표를 수립하고 노력하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진로코칭, 톱다운 방식 보편화해야
고등학생들이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시작해 보텀업 방식으로 전공 분야를 선택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진로’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A 군이 그랬듯이 많은 학생은 아직도 이러한 방식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