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신경외과
남모 씨(55·여)는 최근 10년 가까이 자신을 괴롭힌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결별하기 위해 수술을 결심했다. 주치의는 척추관협착증까지 있어서 수술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수술날짜가 다가올수록 남 씨는 주변의 만류가 떠올라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과연 수술 없이 재활과 운동만으로 지긋지긋한 허리통증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전문의들은 허리수술을 고려할 때는 수술을 반드시 해야 하는지, 수술 없이 통증을 해결할 수는 없는지를 분명히 구분해 수술할지를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허리디스크가 대표적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병원 재활의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환자 95%가 수술하지 않고도 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놓고 판단하면 무턱대고 수술을 원하는 환자나 권하는 의사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잠정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또 운동능력이 빠르게 악화되는 때도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다리 근육의 힘이 없어지고 아킬레스건 반사, 무릎 반사 같은 기본적인 감각이 사라지고 마비까지 일어나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4∼6주 간의 약물치료, 운동치료로도 효과 없이 통증이 심해지거나, 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전병윤 준신경외과 원장(사진)은 “허리통증의 원인이 명백하고 통증이 해결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는 수술을 하는 게 옳다. 요즘은 부분마취로 30분∼1시간에 끝낼 수 있는 수술법이 많이 개발됐다”고 소개했다. 허리디스크와 함께 척추관협착증까지 진행 중인 남 씨같은 사례라면 100% 재활에 의존하기보다는 수술을 해서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고 재활과정을 거치는 게 낫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절개면을 최대한 줄이는 수술법도 많이 개발됐다. 부분마취 뒤 미세 내시경을 허리 부위에 넣어 레이저로 병변을 제거하거나 수술바늘에서 나오는 고주파열을 이용해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핵성형술이 바로 그것이다.
전 원장은 “임상적으로 척추환자의 80%는 물리치료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뼈, 관절의 변형으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라면 경험 많은 의사와 상담한 뒤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수술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