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의 고장, 즐거운 유혹
제천은 중부 내륙의 중앙으로 차령산맥과 소백산맥의 중간에 있다. 산이 많고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청풍호 등 천혜의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위쪽부터 청풍호, 박달금봉동상, 의림지. 제천시 제공
○ 청풍호권
1985년 충주시 종민동과 동량면 사이의 계곡을 막아 조성한 다목적댐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청풍호는 ‘내륙의 바다’로 불릴 만큼 담수량이 크다. 총길이 97.2km에 저수량은 27억5000t으로 수도권 주민들의 용수원이다.
인근 비봉산(해발 531m)의 관광 모노레일도 인기다. 비봉산 모노레일은 도곡리에서 정상까지 2.94km에 걸쳐 있다. ‘모노레일’은 선로가 하나인 철도를 말한다. 비봉산 모노레일은 6인승짜리 7대로 활공 마니아들은 물론이고 비봉산을 찾는 관광객들도 이용할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청풍호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등산객도 많이 찾고 있다. 인근의 청풍문화재단지에서는 1978년 시작된 충주댐 건설로 물속으로 사라진 5개면 61개 마을에 있었던 각종 문화재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청풍호를 둘러싼 ‘자드락길’은 새로운 명소. 7개 구간 58km의 이 길은 내륙의 바다 청풍호와 인접한 야트막한 산자락을 따라 조성됐다. ‘자드락’은 낮은 산기슭의 비탈진 땅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 의림박달권
충청의 별칭은 ‘호서(湖西)’이다. 이는 바로 의림지의 서쪽에 있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의림지는 1976년 충북도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됐다가 2006년 명승 20호로 승격됐다. 수백 년 묵은 노송을 비롯해 수양버들, 전나무, 은행나무, 벚나무 등의 숲이 저수지와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정원을 보는 듯하다. 의림지의 수심은 8∼13m, 호반 둘레는 약 2km에 이른다. 호수 주변에는 목조 산책길과 수경분수, 인공폭포, 공연시설이 조성돼 볼거리를 더하고 있다.
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충북 충주시 산척면과 제천시 백운면에 걸쳐 있는 박달재. 이곳은 조선 중엽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 사이의 사랑과 이별의 애틋한 사연이 남겨진 곳이다. 박달재 아래 봉양읍 공전리 장담마을에는 우암 송시열, 화서 이항로, 성재 유중교, 의암 유인석, 습재 이응소 등의 영정을 봉안하고 제사 지내는 자양영당과 유물을 전시한 의병전시관이 있다. 또 봉양읍 구학리의 배론성지는 해마다 많은 순례객이 찾는 곳. 이곳은 1801년 신유박해 때 천주교 탄압을 피해 토굴에서 기거하던 황사영이 집필해 구원을 요청한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유명하다. 인근에는 제천의 9경인 탁사정이 자리하고 있다.
월악산(해발 1094m)은 중봉과 하봉을 거느린 영봉이 정상이다. 또 마애불과 천년고찰 덕주사는 불교 신자는 물론 등산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 일년 내내 맑은 물이 시원함을 선사하는 송계계곡은 팔랑소, 와룡대, 망폭대, 자연대, 수경대, 학소대, 월광폭포 등 구석구석 폭포와 용소 등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송계계곡과 함께 월악산 국립공원 내의 또 다른 이름난 계곡인 용하구곡 역시 수문동폭포, 수곡용담, 관폭대, 용하선대, 강서대, 활례담, 수룡담, 선미대, 청벽대 등 골짜기마다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최명현 제천시장은 “천혜의 자연 경관을 그대로 보전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결실의 계절에 제천을 찾으면 도심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