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인 의식조사]민족 동질성 회복〈경협 시너지… 4명중 3명 “北사과 없이 지원 안돼”
남북한 통일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민족의 동질성 회복 같은 이념적 측면보다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비롯한 실용적인 부분에 쏠리는 추세를 보인다.
‘통일 시 가장 기대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3.9%가 ‘전쟁의 위험성 해소’라고 응답했다. 올해 3∼5월 북한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위협을 쏟아내며 한반도 긴장감을 고조시켰던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위는 ‘남한 기술력과 북한 노동력의 결합’(20.7%)이었다. 그 다음 ‘이산가족의 고통 해소’(16.7%)나 ‘민족의 동질성 회복’(15.7%) 순이었다. 이는 통일의 편익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따지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10년 조사의 경우 민족의 동질성을 중시하는 응답(20.6%)이 ‘남한 기술력과 북한 노동력의 결합’(16.5%)보다 높았다.
통일 시 가장 우려되는 점을 묻는 질문에서 ‘통일비용 등 경제적 부담’이라는 답변(42.3%)이 1위를 차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2위인 ‘이념 등 가치관의 혼란’(26%)을 크게 앞선다. 통일이 되면 한국의 경제사정이 나빠진다는 답변(65.3%)이 좋아진다는 전망(34.7%)의 거의 2배에 달했다. 응답자 개인의 경제사정이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69.3%)도 좋아진다(30.7%)의 2배가 넘었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통일 시 국가의 경제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2010년 76.4%에서 올해 65.3%로 11.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3.6%에서 34.7%로 11.1%포인트 높아졌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이의철 연구원은 “통일 이후의 경제상황 전망 외에 최근 한국의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응답자 4명 중 3명(75.2%)은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없이 대북 경제적 지원은 안 된다”고 답변했다. 대북제재의 골간인 5·24조치의 섣부른 해제에 부정적인 셈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