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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위협 커지는데… 美핵우산 신뢰는 3년새 3분의 1토막

입력 | 2013-10-30 03:00:00

[2013 한국인 의식조사]“남한도 핵무장해야” 63%




지속되는 북한의 핵 위협이 ‘남한 핵무장’ 여론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북한 핵 무기 위협을 현실로 받아들였다. 응답자의 74.1%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위협을 느낀다고 밝혔으며,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란 응답(55%)이 그렇지 않을 것이란 응답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한국도 핵무장을 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로 귀결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62.9%로 부정적인 의견(37.1%)을 크게 앞선 것이다. 핵무기 개발 찬성 이유로는 ‘북핵 위협에 맞대응’이 36.7%로 가장 많았다. 핵은 핵으로만 억지할 수 있다는 ‘핵 억지 이론’에 적지 않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증대’(35.3%) ‘주권국가로서 핵주권 확립’(27.1%)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불신도 남한 핵무장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실제로 그들의 핵무기로 응징 보복을 할지 불확실하다는 것. 실제 북한의 핵공격 시 미국이 핵을 사용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핵을 사용할 것(54.0%)이란 의견과 사용하지 않을 것(46.0%)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핵개발 반대 논거인 ‘미국의 핵우산 보장으로 충분하다’는 의견은 7.4%에 그쳤다. 3년 전 조사에 비해 미국의 핵우산을 신뢰하는 응답률이 3분의 1 토막이 났다.

한국의 핵개발에 반대하는 측에선 ‘일본 대만 등 주변국의 핵무장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36.4%로 다수를 차지했다. 남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일본을 자극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 전 세계의 핵 비확산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피해’(30.0%)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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