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인천의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가 열린 30일 포항종합운동장. 양 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 1시간여를 앞두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여느 때와 다른 풍경이었다. 떠들썩한 함성도 박수도 없었다. 마치 무(無)관중 경기를 치르는 것 같은 적막감만 가득했다. 실제로 100명도 안되는 적은 관중이 그라운드를 조용히 응시할 뿐이었다.
주중 낮 경기. 관심을 받기가 여간해서는 힘들다. 직장인은 물론이고 학생까지 경기장을 찾을 수 없다. 포항도 평소보다 많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곳곳에서 경기 일정이 눈에 띄었다. 관중 수에 따라 경품도 차등 지급하기로 하면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공중파를 탄 생중계는 K리그 클래식의 암울한 자화상을 드러낸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카메라가 비치는데 관중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예고된 일이었다. 포항은 9월1일 부산전을 끝으로 홈구장인 스틸야드의 전면적인 잔디 교체를 결정했다. 폭염으로 잔디가 폐사하면서 경기를 치를만한 환경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근에 위치한 포항종합운동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이곳에는 조도를 갖춘 조명시설이 전무했다. 주중임에도 이날 낮 경기가 개최된 이유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관중이 너무 없다. 낮 경기를 치르게 돼 훈련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포항|박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