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
국민은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와 함께 100억 원 이상의 세금으로 양성된 조종사가 외부로 유출되는 현실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 군이 아무리 공을 들여도 ‘더 좋은 대우’를 찾아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잦은 이사와 자녀 교육, 진급, 낮은 보수 문제가 조종사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그래서 기존의 해결방안은 조종사 처우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대령 정원을 늘려 더 많은 조종사가 진급하도록 했다. ‘연장복무장려수당’을 신설하여 금전적 보상도 해줬다. 자녀 교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에 조종사 타운을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민간 항공사가 공군 조종사를 데려갈 경우 양성 분담금을 강제하도록 하는 법 제정도 검토된 바 있다.
물론 반박도 심할 것이다. 먼저 준사관은 첨단 전투기를 조종하기에는 자질이 미흡하다는 논리를 들고 나올 수 있다. 허나 이는 우리나라 준사관 자원의 잠재능력을 모르거나, 대명제와 하위 변수를 동일선상에 둔 고정관념의 산물이다. 전투기 조종사를 직업적 비전으로 제시한다면 자질과 능력을 갖춘 우수 준사관을 선발할 수 있다. 준사관 조종사의 또 다른 장점은 참모와 지휘관, 그리고 정책부서 근무경력을 쌓기 위해 조종간을 놓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진급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한 보직에서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점도 전투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