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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악 名人 12명이 펼치는 ‘지천명 산조축제’

입력 | 2013-10-31 03:00:00

11월 5∼22일 서울 남산국악당




서공철류 가야금 산조를 연주하는 이지영 서울대 교수. 세종문화회관 제공

민속악에서 판소리가 성악의 꽃이라면, 기악의 꽃은 산조다. 산조의 맥을 잇는 열두 명인을 만나는 ‘지천명 산조축제’가 11월 5∼22일 오후 7시 반 서울 필동 남산국악당에서 펼쳐진다.

산조는 한 사람의 연주자가 다양한 장단의 반주에 맞춰 여러 악장을 계속해서 연주하는 기악 독주곡이다. 음계, 형식, 장단에 일정한 틀이 있고 그 안에서 연주자가 스스로 가락을 지어낼 수 있다. 판소리나 시나위 가락을 기악화해 ‘말없는 판소리’라 불리기도 하는 산조는 판소리와 비슷한 면이 많다. 연주자와 반주자의 호흡이 중요하고, 개개인의 연주법에 따라 음악이 다르게 들리며, 느린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흘러가는 구성도 닮았다.

이번 산조축제에서는 주로 지천명(50세) 즈음의 중견 연주자 12명이 연주시간 30∼50분짜리 긴 산조를 들려준다. 긴 산조가 완곡이지만 공연장에서 이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연주시간이 길기 때문에 주요한 장단만 골라 편집한 짧은 산조가 주로 연주된다.

가야금 산조는 김일륜(최옥삼류) 곽은아(김윤덕류) 류지연(김죽파류) 이지영(서공철류)이 연주한다. 가야금 열두 줄로 세 옥타브를 넘나들며 오른손 주법과 왼손 농현으로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낸다. 웅혼하고 깊은 맛을 지닌 거문고 산조는 허윤정 조경선 김선옥(이상 한갑득류) 오경자(신쾌동류)가 선보인다. 낮고 어두운 소리를 내는 아쟁 산조는 박희정 김영길 이태백(이상 박종선류) 여미순(김일구류)이 들려준다.

연주가 끝난 뒤 해설자와 연주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했다. 거문고 해설은 평론가 윤중강, 가야금은 김희선 국민대 교수, 아쟁은 평론가 현경채가 맡는다. 3만 원. 02-399-1114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