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유치로 외국인 늘어 보증금 없는 ‘1년치 월세’ 선호집주인도 목돈 손에 쥐어 ‘윈윈’
송도국제도시를 찾은 외국인들이 영어로 쓰인 지도를 들고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아파트 임대 안내문을 보고 있다. 최근 송도에 유치한 국제기구가 잇달아 둥지를 틀면서 아파트를 임대하려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게일인터내셔널 제공
12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과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사무처 등과 같은 국제기구가 입주하는 송도국제도시에 최근 통월세가 유행하고 있다.
3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송도국제도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000여 명에 이른다. 12월까지 이들 국제기구 3곳에 우선적으로 입주할 직원은 10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환경 분야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GCF 사무국에 상주하는 직원은 2018년까지 500명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통월세로 집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 보증금을 줬다가 다시 돌려받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특히 GCF 사무국과 대다수 국제기구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인텔리전트빌딩인 G타워와 채드윅국제학교, 대우인터내셔널 본사가 이전할 동북아무역타워 인근은 임대 문의가 활발하다. 이들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영어로 쓴 아파트 임대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다. 지역별로 아파트를 소개한 영문 홍보물과 지도, 계약서 등이 따로 비치돼 있을 정도다.
그동안 외국인들은 국제기구에서 가깝거나 역세권에 위치한 오피스텔 등을 빌려 거주했다. 하지만 최근 가족단위로 이주하는 경우가 늘면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주상복합건물이나 아파트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아파트 소유주들은 외국인에게 집을 빌려주기 위해 소파와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주방용품 등을 갖춘 뒤 임대를 놓고 있다. 1년 미만과 같이 단기간 거주하는 외국인은 이들 집기를 장만하기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조윤부 스타공인중개사 대표는 “외국인들은 렌털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통월세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며 “국제기구나 외국기업 임직원은 소속 기구와 회사에서 직접 계약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