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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사히, 군데군데 먹칠 ‘파격 사설’

입력 | 2013-10-31 03:00:00

특정비밀보호법 통과땐 이렇게 된다?




특정비밀보호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일본 아사히 신문 30일자 사설. 아사히신문 캡처

‘총리의 동정도 ■■■■인가?’ 아사히신문은 30일 군데군데 먹칠이 된 파격적인 사설을 실었다. 언뜻 보면 인쇄 사고로 착각할 정도다. 일본 일부가 추진 중인 특정비밀보호법안의 문제점을 풍자한 것. 이에 앞서 28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자민당 의원이 중의원 특별위원회에서 “각 신문이 매일 몇 시 몇 분에 누가 몇 시에 들어오고 나왔다는 총리 동정을 꼭 보도한다. 이는 (국민의) 알권리를 넘어서는 게 아니냐”고 발언한 것을 정면으로 꼬집었다.

이 신문은 고이케 의원의 지적대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27일 동정을 표시해 보겠다며 ‘[오전] ■시 ■분, 도쿄(東京) ■정의 ■성. ■분 ■자위대 헬리콥터로 출발’로 일정에 먹칠을 했다. 이어 “정보통제 아래 총리의 움직임을 전하려고 해도 이처럼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국가의 특정 비밀을 누설한 공무원을 최대 1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특정비밀보호법안이 통과되면 민감한 외교 안보 사안 취재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사설은 “법안이 통과되면 무엇이 특정 비밀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먹칠한 문서조차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가와 관료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원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