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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일자리 리스타트]“지식산업시대, 시간선택제가 더 효율적”

입력 | 2013-11-01 03:00:00

암스테르담大 노동연구소 베메르 살베르다 명예소장




“제조업 중심이던 시절에는 장시간 노동하는 남성의 일자리가 주목받았지만, 서비스와 지식기반 산업으로 재편되면 고학력, 여성, 청년층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2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에서 만난 ‘유럽연합(EU) 유연성 근로제’ 분야의 전문가 베메르 살베르다 노동연구소(AIAS) 명예소장(사진)은 세계적으로 시간선택제 근로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왜 특히 네덜란드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활성화됐나.

“아이가 자랄 때 엄마의 손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네덜란드의 문화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 또 1982년 바세나르 협약으로 법정 노동시간을 줄이고, 1990년대 노동법을 개정해 시간제 일자리를 보호한 것이 주효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기업에도 득이 되는 이유는….

“시간제 근로가 오히려 생산적일 수 있다. 가령 전일제 근무자는 근무 도중 병원에 갈 수 있지만, 시간제 근무자는 쉬는 날에 병원을 가도록 권유받는다. 처음에 고용주들은 인력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꺼렸지만 곧 긍정적인 면에 주목했다.”

―시간선택제 근무자가 근무시간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나.

“네덜란드에서는 근로자가 정당한 이유(임신, 출산 등)로 근무시간을 적게 또는 많이 변경하고 싶다고 할 때, 안 되는 이유를 기업 쪽에서 증명해야 한다.”

―네덜란드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촉진하는 이유는….

“시간제 일자리의 증가는 복지국가의 부양능력을 강화하는 수단이다. 1980년대 경제위기로 네덜란드 복지국가의 취약점이 드러났고, 그로 인해 얻은 교훈은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노동시장 참여율이 높아지면 경제위기 때 대량실업에 따른 취약성이 줄고 세수는 늘어난다.”

―한국에 조언하고 싶은 말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숙련 저임금 직종이 많은 편이다. 세심한 준비가 없으면 자칫 좋은 일자리는 전일제 일자리로 남고, 나쁜 일자리만 시간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차별금지법, 사회보장제도, 최저임금제와 관련한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특별취재팀>

▽팀장 박중현 소비자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
▽소비자경제부 김현진 김유영 기자
▽경제부 박재명 기자
▽사회부 이성호 김재영 기자
▽국제부 전승훈 파리 특파원, 박형준 도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