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북한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50명을 선정해 10편 안팎의 대표작과 북한의 평론을 실었다. 북한의 대표시인을 선정한 것은 처음이다. 여기엔 ‘장백산 줄기줄기 피어린 자욱’으로 시작하는 ‘김장군의 노래’를 쓴 이찬과 북한의 계관시인 오영재, 그리고 광복 전부터 유명했던 백석과 이용악도 들어있다.
백석의 시 ‘눈’(1960년)은 그의 대표작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1938년)를 떠올리게 한다. ‘초저녁 이 산골에 눈이 내린다./조용히 조용히 눈이 내린다./갈매나무 돌배나무 엉클어진 숲 사이/무리돌이 주저앉은 오솔길 우에/함박눈, 눈이 나린다’로 시작하는 이 시는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의 정서와 일맥상통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