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공과 객관적 재조명
초대 대통령 우남(雩南) 이승만에 대한 한국 사회의 평가는 이 같은 그의 과오에 집중돼온 경향이 짙다. 특히 3·15 부정선거와 뒤를 잇는 4·19혁명을 거치면서 이 전 대통령은 반민주적 독재자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한국 근현대사에 끼친 긍정적인 면도 제대로 조명돼야 한다는 움직임도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다. 그중에는 그를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같은 반열에 드는 국부(國父)로 숭앙하려는 시도도 있다. 최근 발간된 3부작 ‘초대 대통령 이승만’(청미디어·사진)은 그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하려는 시도의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다큐멘터리는 당초 2011년 광복절에 맞춰 방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초 민족문제연구소를 비롯한 90여 개 시민단체가 ‘친일독재찬양방송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KBS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였다. 그들의 주장은 “공영방송이 친일파의 아버지이자 독재자인 인물을 미화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KBS는 결국 이 다큐멘터리의 광복절 방영을 포기했고 같은 해 9월 말 애초 5부작을 3부작 다큐멘터리로 줄여서 방영했다.
1부 ‘개화와 독립’, 2부 ‘건국과 분단’, 3부 ‘6·25와 4·19’로 구성된 이 책은 왕족 출신이면서도 공화정을 주장해 고종 폐위운동에 나섰던 우남에서부터, 조봉암 진보당 당수를 사형시키는 철저한 반공주의자 우남, 그리고 4·19 때 부상당한 시위대를 보며 울먹이다 끝내 하야하는 우남까지를 차분히 그렸다. 3부작으로 줄면서 빠졌던 내용도 책에는 포함시켰다.
김 프로듀서는 “격동의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살면서 그가 행했던 수많은 선택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알아보고 싶었다”며 “그는 역사가 존재하는 한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지울 수 없는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출판기념 예배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