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딱 붙어’ 떡→2000년대 ‘잘 찍어’ 도끼→올해는?
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최근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걱정인형’. 11번가 제공
오픈마켓 11번가는 올해 수능일(11월 7일)을 일주일 앞둔 31일 수능 관련 선물의 매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선물은 ‘걱정인형’(주인의 걱정을 덜어주는 인형) ‘소원팔찌’ 등 수험생들의 불안하고 긴장된 마음을 달래주는 이색 상품들이었다.
수능 도입 초기인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만 해도 찹쌀떡이나 엿 등 전통적인 선물들이 대세를 이뤘다. 시험에 잘 ‘붙게’ 해준다는 이 선물들의 유래는 조선시대 과거시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최근 들어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다. 불안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의존형 선물’이 각광받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투리 천과 나무 조각으로 만든 ‘걱정인형’이다. 이 인형은 남미 과테말라 고산지대 원주민들의 전통에서 나왔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인형에게 걱정을 말하고 베개 밑에 두면, 인형이 걱정을 없애준다는 것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선 친구와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소원팔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소원을 빌면서 팔찌를 찬 후 매듭이 저절로 풀리거나 끊어지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쪼개면 응원이나 기원의 메시지가 나오는 ‘수능 포천 쿠키’도 잘 팔리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의존형 선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나 늘었다. 김종용 11번가 취미팀장은 “깊어진 불황으로 초월적인 행운이나 속설, 미신 등에 기대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 수능 선물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