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박한이 대포쇼… 6-2로 두산 눌러
“내가 역전 홈런 쳤어요” “잘했어” 삼성 3번 타자 채태인(가운데)이 31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2로 뒤진 6회말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니퍼트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대구=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0%의 확률에 도전하는 두 팀의 승부는 최종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은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6차전에서 채태인과 박한이의 홈런 2방에 힘입어 6-2로 역전승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두산이 우승컵을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1회초 선두 타자 정수빈이 삼성 선발 밴덴헐크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때리며 소중한 선취점을 뽑았다. 프로야구 사상 처음 나온 한국시리즈 1회초 선두 타자 홈런이었다. 1-1 동점이던 5회초에는 두산 최준석이 삼성 3번째 투수 차우찬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담장뿐 아니라 경기장까지 넘어가는 장외 홈런을 쏘아 올렸다. 비거리 135m짜리 대형 홈런으로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때린 6번째 홈런이었다. 2001년 타이론 우즈(전 두산)가 세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6개)과 타이 기록이기도 했다.
반면 ‘내일이 없다’는 각오로 나섰던 삼성은 빠른 투수 교체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선발 투수 밴덴헐크가 오른팔 근육통으로 1이닝밖에 던지지 못하자 선발 요원인 배영수와 차우찬을 각각 2회와 3회에 등판시켰다. 5회부터는 심창민, 권혁, 안지만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도 모두 쏟아 부었다.
투수들이 버텨주는 사이 타선도 힘을 냈다. 1-2로 뒤지던 6회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채태인은 호투하던 두산 선발 니퍼트의 초구 체인지업을 밀어 쳐 왼쪽 담장을 넘겨 버렸다.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친 그는 6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7회말에는 2사 1, 2루에서 박한이가 역시 니퍼트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6-2로 앞선 9회초 신용운과 조현근에 이어 오승환마저 등판시키는 등 모두 9명의 투수를 등판시켰다. 2사 1, 2루에 등판한 오승환은 이종욱을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한국시리즈 3세이브째를 따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가리는 최종 7차전은 1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양 팀의 운명을 좌우할 선발 투수로는 장원삼(삼성)과 유희관(두산)이 각각 등판한다.
▼ 양팀 감독의 말 ▼
▽두산 김진욱=초반 찬스를 못 살린 게 결정적 패인이다. 최준석, 오재일이 워낙 좋아서 그 앞에 주자를 두려고 타순 조정을 했는데 잘 안 됐다. 자꾸 1점 홈런만 나오는 게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7차전은 우리가 이길 거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