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다이어트에는 한국시리즈가 최고야.”
프로야구 두산 주장 홍성흔이 31일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대구구장 더그아웃에서 이렇게 말하자 같은 팀 김현수도 “저도 다이어트에는 한국시리즈를 추천합니다” 하고 받아치며 웃었다.
사정은 이랬다. 기자들이 김현수를 둘러싸고 “역대 한 시즌 포스트시즌 최다인 15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얼마나 피곤한지 말로 설명해 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김현수는 “긴장해서 힘든 것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그런데 원래 힘들어도 잘 먹는 스타일인데 밥을 못 먹고 있다. 그 탓에 몸무게가 4kg 정도 줄었다”고 말하자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홍성흔이 이렇게 한마디 툭 내뱉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현수는 “올해 정규시즌 경기 숫자가 (기존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 아쉬워하는 팬 여러분께 한 경기라도 더 보여드리려고 애쓴 것”이라고 농담한 뒤 “이제 야구 볼 만큼 보셨을 테니 끝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산은 홈런 두 방에 무너지며 이날 시리즈를 끝내지 못했다. 결국 올해 프로야구 챔피언은 11월 첫날 판가름 나게 됐다. 마지막에 어떤 팀이 웃든 10월 챔피언이 두산이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팬은 없을 것이다.
대구=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