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클러치’ 오티스 MVP
미국프로야구 보스턴의 거포 데이비드 오티스(38·사진)는 별명이 여러 개 있다. 우선 큰 덩치 때문에 ‘빅 파피’로 불린다. 팀 동료들은 그를 ‘쿠퍼스타운’이라고 부른다. 쿠퍼스타운은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이 있는 도시 이름이다. 그가 기록한 성적으로 볼 때 무난히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다는 기대를 담았다. 또 찬스에 강한 면모 때문에 ‘미스터 클러치’란 별명도 갖고 있다. 앞으로 그의 이름 앞에는 또 하나의 수식어가 붙을 것 같다. 바로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보스턴은 31일(한국 시간) 세인트루이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6-1로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밤비노의 저주’(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데서 연유)를 끊고 우승을 차지한 2004년 이후 3번째 우승이자 1903년 첫 우승 이후 통산 8번째 정상이다.
오티스는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8개의 볼넷을 고르는 동안 삼진을 1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출루율과 장타력은 각각 0.760과 1.188에 이른다.
1997년 미네소타에 입단한 오티스는 2002년 시즌이 끝난 뒤 발이 느리고 부상이 잦다는 이유로 방출당했다. 당시 그에게 손을 내민 팀이 보스턴이다. 보스턴에서 그는 실력뿐 아니라 인성에서도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며 정신적인 지주로 자리 잡았다. 오티스는 현역 선수로는 통산 가장 많은 17개의 끝내기 안타를 쳤다. 이 가운데 11개가 홈런이다. 2006년에는 개인 최다인 54개의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개인 통산 성적은 타율 0.287에 431홈런, 1429타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