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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도심 되살리는 어번 르네상스 필요”

입력 | 2013-11-01 03:00:00

[2013 동아부동산정책포럼]




31일 오후에 열린 부동산포럼 2부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기존 도심을 되살려 도시 경쟁력을 높이자”고 입을 모았다. 고도 성장기에는 값싼 도시 외곽에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했지만 저성장기에 접어든 지금은 규제 완화를 통해 도심 재생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개발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

박선호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관은 “비효율적으로 도시 밖 농지나 산지를 개발하는 대신 도심의 활력을 되찾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번(Urban·도시) 르네상스’”라고 진단했다. 그는 “고령화와 생산가능 인구 감소로 개발 수요가 줄었고 정부와 지자체 재정 여건도 어렵기 때문에 지역 개발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번 르네상스’의 대표적 사례는 일본 도쿄(東京)의 ‘롯폰기힐스’. 록본기힐즈 개발사인 모리빌딩도시기획의 박희윤 서울지사장은 사례 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는 최근 동경도심을 종합특구로 지정하여 법인세 경감, 개인 출자에 대한 소득공제 같은 규제 완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 인재를 대거 불러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노후화된 록본기 및 주변 도심부는 세계적인 주거·문화·업무가 결합된 복합도시로 더욱 더 성장하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일본의 도시개발정책 변화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일본 정부는 한국처럼 교외에 신도시를 남발하거나 건설, 인프라 사업 대신 복지에만 치중해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바 있다”며 “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도심 내에서 환경과 지역 주민, 서비스 산업을 배려한 개발에 나서 경제 침체에도 부동산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들은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인천 송도국제자유도시를 규제 완화를 통해 도시 개발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민기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2002년 출범한 이후 올 9월까지 21조 원의 국내외 투자를 유치했다”며 “각종 규제 완화로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올해 연간 10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병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기획정책과장은 “송도국제도시, 영종하늘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은 2003년 지정 이래 외국인 직접투자액이 5조 원을 넘어섰다”며 “다만 제조, 물류, 관광 등 한정된 업종에만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고 이마저도 외국 기업에 국한돼 향후 중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주선 한호건설 대표이사는 “경쟁력 높은 국제도시를 만들려면 외국 기업을 끌어들일 유인(incentive)과 개발 계획이 바뀌지 않는 보장(guarantee)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인허가나 개발 청사진이 바뀌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주요 참석자 명단(가나다순)

△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제연구실장 △김경환 국토연구원 원장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부사장 △김재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문병호 민주당 의원 △민기 제주대 교수(행정학) △박병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기획정책과장 △박선호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관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박창규 롯데건설 사장 △박희윤 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 △배동기 삼성물산 부사장 △부창렬 미래C&R 회장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오규석 대림산업 사장 △원제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 △윤주선 한호건설 사장 △이상영 명지대 교수(부동산학) △이원식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이재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임병용 GS건설 사장 △임용빈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대표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정춘보 신영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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