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들이 어제 ‘자체 수정안’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사용하는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829건의 오류와 편향을 지적하고 수정 및 보완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자 7개 교과서 필자들은 “수정 권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오류는 자체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정 마감일인 오늘 교육부에 ‘자체 수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우파 시각의 첫 역사교과서로 좌파 진영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교학사 교과서뿐 아니라 이들 교과서에도 상당수 오류가 발견되자 필자들은 교육부 지시를 거부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맞불 작전’으로 나온 것이다.
7종 교과서의 자체 수정 건수는 교육부에서 수정 권고를 받은 578건(교학사 251건 제외)보다 많은 623건이다. 교육부가 수정을 권고하지 않았는데도 수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오류와 편향은 바로잡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가 이전부터 있었는데도 8개 교과서 모두 1944년부터 동원한 것처럼 서술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7종 교과서 집필자들은 65건의 교육부 권고에 대해서는 오히려 ‘권고가 오류’라며 수정을 거부했다. 6종의 교과서가 북한이 광복 직후 실시한 토지 개혁에 대해 ‘무상 몰수, 무상 분배’라고 표현했으나 북한은 농민에게 소유권이 아닌 경작권만 주었기 때문에 정확한 기술이 아니다. 이에 대해 해당 집필자들은 한 연구자의 저술을 근거로 ‘근로 농민적 토지 소유권’이라는 어려운 용어를 내세우며 수정을 거부했다. 어떤 근거를 대든 북한 농민이 토지를 팔거나 임대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어제 이들 집필자들은 교학사 교과서를 ‘불량’으로 몰고, 자신들의 교과서는 ‘정품’이라고 자찬했다. 교육부는 정부 조치를 비웃는 듯한 이들의 수정안에 대해 대충 타협해서는 안 된다. 국정교과서로의 전환 등 논란을 잠재울 근본적 대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