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4000억 벌수 있는 이통기술 4건美서 무단 사용… 뒤늦게 260억 받아
국가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기술특허가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보호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성엽 의원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1990년대 말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과 관련한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ETRI에 190억 원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했다. 그 결과 ETRI는 2000년대 초 이동통신과 관련한 핵심부품 기술 4개를 개발했고, 특허도 취득했다. 이 핵심부품 기술은 매년 세계시장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이 6억 개(총 매출액은 20조 원 상당)이고, 총 매출액의 2%를 기술 사용료로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연 4000억 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ETRI는 특허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미국의 30여 개 업체가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관련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ETRI는 2007년 “특허 사용료를 받아내겠다”며 미국의 변리사업체인 SPH와 계약을 맺었다. 올 10월 말까지 SPH에 지불된 특허 사용료는 518억 원. ETRI에는 이 절반인 260억 원이 돌아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