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세계 최초로 호랑이 표준 게놈 지도를 완성해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연구결과를 발표한 박종화 테라젠이텍스 연구소장(사진)은 멸종 위기종에 대한 게놈 분석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그의 최종 목표인 인간의 암과 노화를 정복하기 위해서다.
박 소장은 첨단 차세대 DNA 해독기와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을 활용한 10개월간의 분석 작업 끝에 완성한 호랑이 게놈 지도를 통해 고양잇과 동물이 대표적인 육식동물이라는 점을 유전적으로 밝혀냈다. 그의 다음 목표는 고래. 박 소장은 “현재 해양과학기술원과 고래 게놈 분석을 진행 중”이라며 “논문 리뷰를 완료했으며 조만간 고래 게놈의 유전적 특징에 대해서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래 게놈 분석이 끝나면 또 다른 멸종위기종인 독수리 게놈 분석을 추진할 예정이다. 멸종 위기종 유전체를 분석하는 일은 지구 생태계를 봤을 때 생물체의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로 노화나 암은 이런 유전 정보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정복된다는 것이다.
그는 “진화적으로 의미 있는 멸종위기종의 유전 정보를 인간의 형질과 비교 분석하면서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며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면 다른 연구자들도 활용할 수 있어 관련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소장의 개인적인 목표는 2022년까지 암을 치료하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암 유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조기 진단이 의과학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는 “이번 호랑이 게놈 분석을 진행하면서 대형 동물에 대한 분석 기술을 축적했다”며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게놈 분석 상품화를 통해 유전체 분석이라는 생물학과 데이터 활용이라는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서비스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min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