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수도권]1일 밤, 청계천에 백제 700년 등이 켜집니다

입력 | 2013-11-01 03:00:00

‘2013 서울등축제’ 17일까지… 웅진-사비백제 등 3만개 수놓아
한지등-풍선조명만들기 체험 다양… 지자체가 참여한 테마등도 나와




‘2013 서울등축제’가 1일 개막한다. 이번 축제는 17일까지 청계천 일원에서 ‘한성 백제 천년의 꿈’을 주제로 매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3만여 개의 등불을 밝힌다. 개막식을 하루 앞둔 31일 임시로 등불을 밝힌 모습을 시민들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성(서울)∼웅진(공주)∼사비(부여)로 이어진 찬란한 백제 700년 역사가 3만 개의 등(燈)으로 다시 태어나 청계천을 수놓는다. 1∼17일 청계천 일대에서 ‘한성백제 천년의 꿈’을 주제로 ‘2013 서울등축제’가 열린다.

○ 등으로 수놓은 백제 700년 역사

축제 시작 지점인 청계광장에는 백제의 용맹을 상징하는 ‘매’를 5m의 초대형 현대 등으로 재현했다. 모전교∼광교(309m) 구간은 한성백제 500년을 이끌었던 왕들의 기상과 중국, 일본과의 활발한 해상 활동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광교∼장통교(263m) 구간에서는 웅진백제와 사비백제의 수도인 충남 공주시와 부여군의 등을 선보인다.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유물과 국보 제287호인 금동대향로를 형상화했다. 장통교∼삼일교(181m) 구간에는 대만과 필리핀의 이국적인 등과 강원 영월 인제, 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참여한 테마 등이 선보인다.

1일 오후 4시 40분 개막 공연으로 백제 근초고왕 시대를 재현한 뮤지컬 ‘이도한산’이 펼쳐진다. 이어 오후 5시부터 3만 개의 등에 불이 일제히 켜지면서 백제왕의 순시 재현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광교와 장통교 사이 한빛광장에서는 한지 등 만들기, 풍선 조명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점등 시간은 오후 5시부터 오후 11시. 전체 구간을 관람한다면 넉넉잡아 40분 정도 걸린다. 평일에는 여유가 있지만 금∼일요일은 관람객이 많아 정해진 출입구만 이용해야 한다. 주말에 관람객이 몰리기 때문에 편하게 보려면 평일 저녁이 좋다. 주말에는 사람이 몰리는 청계광장 쪽 입구보다는 삼일교 쪽 입구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 서울등축제 홈페이지(seoullantern.visitseoul.net)나 공식 블로그(blog.naver.com/seoullantern) 참조.

○ ‘유등축제 베끼기’ 논란은 부담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는 논란은 축제에 걸림돌이다. 올해 7월 진주시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최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됐다. 진주시 측은 “임진왜란 때 진주성 전투에서 유래해 진주시에서 최초로 특화한 독창적인 축제”라며 “어렵게 개발한 지방 축제를 서울이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가 ‘한국 방문의 해(2010∼2012년)’를 맞이해 한시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하고선 계속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 측은 “등 축제는 아시아 전역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통일신라시대부터 있어 온 보편적 축제”라며 “물에 띄우는 유등축제도 1988∼93년 한강에서 먼저 열렸다”고 맞섰다.

진주시는 숭례문등, 뽀로로등, 소원지 붙이기, 소망등 터널, 학등 등 형태에서 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진주시가 모방이라고 주장하는 11개 등 가운데 5개는 오히려 서울시가 먼저 전시한 등이며 일부 주제는 중복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최근 남강유등축제를 마친 진주시의 ‘서울 등축제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등축제 지속 방침을 고수하면 상경 집회도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기현 서울시 관광사업과장은 “올해 남강유등축제에 등장했던 등과 비슷한 것은 모두 제외했다”며 “계속 진주시와 상생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