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스포츠동아DB
멍석은 깔렸다. 이제 실력 발휘만 하면 된다.
울산 현대의 장신(196cm) 스트라이커 김신욱(26)이 더욱 밝은 내일을 바라보고 있다.
페이스가 상상 이상이다. 2005년 이후 8년 만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정상 도약을 꿈꾸는 울산은 파죽지세의 활약을 펼친 김신욱의 플레이에 힘입어 확실한 선두 독주 체제를 굳혔다.
만약 김신욱이 득점왕에 오른다면 2010년 인천 유나이티드 유병수(현 러시아 로스토프)에 이어 3년 만에 국내 공격수가 최고 골잡이에 등극한다. 김신욱의 활약은 예상 밖의 일이다. 7월 동아시안컵을 기점으로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에서 거듭 제외된 터라 심적인 부담이 상당했다. 하지만 김신욱은 특유의 긍정 에너지로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머리에 집중하는(그것도 정확하지 못한 공중볼에만 능한) ‘반쪽’ 공격수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개인 트레이너를 통한 주 3회 개인 교습과 함께 일본 도이자키 피지컬 코치의 1일 1회 점핑 훈련 과외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골에도 적극적인 자세다. 여전히 “나보다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할 때 기분이 좋다”고 하지만 화력 강화에도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왔다.
수원전까지만 해도 별 말을 하지 않던 울산 김호곤 감독도 서울과 홈경기를 앞두고 “가급적 많은 슛을 시도하라. 득점에 욕심을 내라”며 제자를 독려했다. 서울전 직후에는 취재진을 향해 “신욱이가 꼭 올해 득점왕에 올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스승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제자가 좋은 성과를 올리는 건 당연지사. 김 감독은 최근 거듭 대표팀에서 낙마해온 제자에게 “내년 브라질월드컵행 비행기를 타야만 진짜 승자”라며 격려를 해왔다.
울산은 엄청난 기세속에 단독 선두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승점 64로 호시탐탐 선두 재도약을 꿈꾸는 2위 포항 스틸러스-3위 전북 현대(이상 승점 59)보다 경쟁에서 앞서있다. 울산은 주말(3일 오후 4시)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을 떠난다. 스플릿 시스템 그룹A(1~7위)에 진입한 뒤 승수를 쌓지 못해온 인천은 울산의 승점 제물로 충분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