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소피 카사뉴브루케 지음·최애리 옮김/304쪽·1만8000원·마티
양피지에 적힌 중세 유럽 필사본 책을 놓고 당시 책의 특징적 구성요소를 설명하는 페이지. 중세 필사본책에는 세밀화로 그려진 삽화가 빠지지 않았는데 그 주변을 장식하는 담쟁이덩굴이나 포도나무 넝쿨무늬도 삽화의 일부처럼 빠지지 않고 들어갔다. 마티 제공
중세에 성서 한 권을 만드는 데는 200마리의 양(양피지)과 수십 마리의 거위(깃털 펜), 필경사의 18개월 작업이 필요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당시 집값의 20%에 해당했다. 이렇게 비싸다 보니 399권의 양피지 책을 보유한 합스부르크가의 왕녀 마르그리트 도트리슈가 중세를 대표하는 장서가가 될 수 있었다.
이 책은 이처럼 책이 귀하던 시절 책에 얽힌 이야기와 더불어 190개의 컬러 도판으로 옛날 책의 눈물겨운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금판에 온갖 보석으로 표지를 장식한 책, 도난 방지를 위해 쇠사슬을 달아 놓은 책, 화려한 채색과 무늬로 장식된 책과 그 제작 과정을 담은 다양한 이미지가 담겼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