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미처 몰랐던 클래식의 즐거움홍승찬 지음/244쪽·1만3000원/책읽는수요일
기원전을 뜻하는 BC는 ‘비포 크라이스트(Before Christ)’의 줄임말. 여기에 빗대 테너에게 BC는 ‘비포 카루소’, 소프라노에게는 ‘비포 칼라스’, 첼로에서는 ‘비포 카살스’다. 이 중 파블로 카살스는 첼로 레퍼토리 가운데 특히 중요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악보를 처음 발견했고 평생을 바쳐 이 곡의 해석과 연주법을 연구했다. 그에게 이 작품은 일상의 명상이자 기도였다.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는 독일 가곡에 관한 한 높은 경지에 올랐지만 무대 위에 설 때마다 다른 성악가들이 부른 음반을 듣고 또 들었다. 정확하고 빈틈없는 그를 위해 외르크 데무스, 다니엘 바렌보임, 알프레드 브렌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까지 당대 최고 피아니스트들이 기꺼이 그의 반주자로 무대에 섰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