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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스마트폰 앱, 두 페이지로 줄여라”… 디지털 군살빼기

입력 | 2013-11-02 03:00:00

◇디지털 다이어트
대니얼 시버그 지음/고영삼 우진하 옮김/264쪽·1만4000원/교보문고




식사 중에도 스마트폰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있는가? 메시지 도착 알림음이 들릴 때 즉시 확인하지 못하면 불안한가? 바로 옆자리의 동료와도 메신저로 대화하는 게 더 편한가? 그렇다면 당신은 ‘디지털 노예’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 책은 스마트폰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디오게임 같은 디지털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상의 주체가 되는 방법을 담았다. 저자는 미국 ABC, CBS, CNN의 과학기술 담당 기자를 거쳐 지금은 구글에서 수석마케팅매니저를 맡고 있다. 디지털 전도사를 자처할 것 같은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한 책이라 진정성이 느껴진다.

책은 디지털 중독이 얼마나 건강에 해롭고 시간을 뺏으며 인간관계를 망치는지부터 설명한다. 사실 비슷한 이야기는 지겹도록 들었다. 이 책의 장점은 4주간의 ‘디지털 다이어트’ 방법을 날짜별로 차근차근 제시한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아예 단절하는 게 아니라 효율적이고 주체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기에 따라하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노트북 대신 노트를 꺼내 적고, SNS 대신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약속을 잡고,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두 페이지 분량으로 줄이고, 지난 6개월간 사용하지 않은 인터넷상의 계정은 완전히 중단하는 식이다. 각 장의 말미에 공동역자인 고영삼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대응센터 수석연구원이 한국 독자를 위한 국내 사례와 디지털 중독 예방법을 덧붙였다.

사실 책을 읽는 내내 ‘누구는 디지털 기기가 좋아서 쓰나’ 하는 불평이 맴돌았다. 디지털 다이어트는 우선 사회적 분위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잠자는 동안이라도 스마트폰을 침실 밖으로 치워둬라’ ‘직장인이라면 동료들에게 며칠 동안 연락이 어려울 것이라고 미리 알려라’ 같은 조언은 일과 사생활이 또렷이 분리되지 않는 한국식 직장문화에서는 실행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