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100일간의 실험’ 성과
○ 무심천 하상도로 ‘교통난 해소 vs 환경오염 주범’
무심천에 하상도로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1996년. 당시 급격히 늘어난 차량으로 도심 교통난이 심각해지자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무심천변 유휴지 공간에 하상도로와 주차장을 만들기 시작해 2003년까지 총연장 5.2km에 이르는 하상도로가 생겨났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 같은 이유 등을 들어 하상도로 철거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더욱이 무심천에서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멸종위기 1급)의 서식 흔적이 발견되면서 철거 요구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후 청주시는 2011년 시범적으로 하상도로를 폐쇄했지만 심한 교통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이후 ‘교통 흐름’과 ‘생태 환경’을 놓고 치열한 논의가 진행됐고, 청주시 녹색수도추진단은 환경단체와 교통 전문가 등의 의견을 모아 청주대교∼청남교(꽃다리) 구간 1.2km를 시범적으로 폐쇄하는 대안을 내놨다. 이는 무심천 하상도로 가운데 이원화된 도로 특성을 갖고 있는 청주대교와 청남교 중 무심천과 인접한 구간은 생태환경으로, 다른 구간은 압축된 도로 기능을 유지하자는 게 핵심이다.
○ 시행 30여 일째 생태 체험 등 인기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통제 도로에서는 ‘무심천에서의 커피 한잔과 1박 2일’이라는 문화행사가 열렸다. 31일 오후 서문대교 아래에 모인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 참여 그룹 회원과 청주시민 100여 명은 각자 가져온 컵에 커피를 나눠 마시며 음악공연을 듣고, 무심천의 미래상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이튿날에는 1박 2일의 일정으로 50여 가족이 모여 △자연물 문패 만들기 △무심천에 사는 동물 알아보기 △달밤에 체조하기 △무심생태길 걷기 등을 진행했다.
도로 통제에 따른 교통난 우려도 적은 편이다. 청원군 남일면에서 청주시내에 있는 사무실까지 매일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신인수 씨(53)는 “보통 오전 7시 40분에서 8시 사이에 하상도로에 진입하는데 통제를 한 이후에도 사무실 도착 시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라며 “퇴근할 때 통제된 구간에서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가족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면 도심 환경이 나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