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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스모그에… 봄철도 아닌데 황사용 위생용품 불티

입력 | 2013-11-04 03:00:00


“황사철도 아닌데 뿌연 오염물질이 하늘을 가득 메운 모습을 보니 소름이 돋더군요.”

세 살짜리 딸을 둔 주부 김지선 씨(37·서울 성동구 행당동)는 지난 주말 서울 하늘에 나타난 중국발 스모그를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 했다. 그는 “외출할 때 아이에게 반드시 마스크를 씌우고 손 소독제를 더 많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시작된 중국발 스모그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된 공기는 중금속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황사가 극성을 부리는 봄철에 잘 팔리는 위생 관련 상품이 이례적인 매출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오픈마켓 옥션은 최근 일주일(10월 25∼31일) 동안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이 검색어 및 판매량 베스트 상품 순위에 대거 진입했다고 3일 밝혔다. 특히 면 필터가 들어있는 황사마스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나 늘었다. 일회용 마스크도 지난해보다 50%가량 더 많이 팔렸다.

호흡기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도 인기다. 옥션에서 콧물흡입기와 콧구멍에 끼워 사용하는 소형 필터(‘노스크’), 콧속 깊은 곳에 들어간 먼지를 제거해주는 세정제(‘코크린’)도 최근 수요가 급증했다. 손 세정제 및 소독제 역시 30%대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대형마트에서도 스모그 관련 상품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21∼31일 스모그 관련 상품 매출을 분석해 9월 말과 비교한 결과 핸드워시(98.1%), 가글용품(37.4%), 마스크(35.2%) 등의 신장세가 뚜렷했다. 공기청정기(55.8%)와 자동차 세차용품(26.3%) 등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제품들도 잘 팔렸다. 롯데마트는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켜주는 위생용품 1+1 기획전’을 마련하고 관련 상품을 할인 판매 중이다.

방한용으로 나온 가을철 아웃도어 용품이 본래 의도와 달리 스모그 관련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이마트가 지난달 25∼31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스카프와 머플러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멀티프’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8.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멀티프는 쌀쌀한 날씨에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방한용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며 “스모그 이슈를 타고 올해는 마스크 대체 제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모그가 황사보다 피부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피부 관리 화장품의 매출도 급신장하고 있다.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내세운 리리코스의 ‘트리플 트리트먼트’의 경우 지난달 28∼31일 백화점 매출이 그 전주보다 38% 늘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