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짜리 딸을 둔 주부 김지선 씨(37·서울 성동구 행당동)는 지난 주말 서울 하늘에 나타난 중국발 스모그를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 했다. 그는 “외출할 때 아이에게 반드시 마스크를 씌우고 손 소독제를 더 많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시작된 중국발 스모그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된 공기는 중금속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황사가 극성을 부리는 봄철에 잘 팔리는 위생 관련 상품이 이례적인 매출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호흡기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도 인기다. 옥션에서 콧물흡입기와 콧구멍에 끼워 사용하는 소형 필터(‘노스크’), 콧속 깊은 곳에 들어간 먼지를 제거해주는 세정제(‘코크린’)도 최근 수요가 급증했다. 손 세정제 및 소독제 역시 30%대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대형마트에서도 스모그 관련 상품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21∼31일 스모그 관련 상품 매출을 분석해 9월 말과 비교한 결과 핸드워시(98.1%), 가글용품(37.4%), 마스크(35.2%) 등의 신장세가 뚜렷했다. 공기청정기(55.8%)와 자동차 세차용품(26.3%) 등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제품들도 잘 팔렸다. 롯데마트는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켜주는 위생용품 1+1 기획전’을 마련하고 관련 상품을 할인 판매 중이다.
방한용으로 나온 가을철 아웃도어 용품이 본래 의도와 달리 스모그 관련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이마트가 지난달 25∼31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스카프와 머플러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멀티프’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8.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멀티프는 쌀쌀한 날씨에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방한용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며 “스모그 이슈를 타고 올해는 마스크 대체 제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모그가 황사보다 피부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피부 관리 화장품의 매출도 급신장하고 있다.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내세운 리리코스의 ‘트리플 트리트먼트’의 경우 지난달 28∼31일 백화점 매출이 그 전주보다 3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