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유희관, 최재훈 등 두산 젊은 선수들의 선전은 돋보였다.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두산 정명원 투수코치(왼쪽 2번째)가 마운드에 올라 선발투수 유희관(왼쪽 3번째)을 다독이고 있다. 왼쪽 끝은 포수 양의지. 대구|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주축이 된 유희관·윤명준·최재훈·변진수
두산은 2013년 가을, ‘현재’를 놓쳤지만 ‘미래’를 얻었다.
두산은 한 걸음을 채 못 디뎌 한국시리즈(KS)에서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 여정에서 수많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루키 좌완투수 유희관(27)은 포스트시즌(PS)의 ‘대세’였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해 14.1이닝 14탈삼진 1실점의 환상투를 선보였다. 타의추종을 불허한 제구력과 완급조절 능력으로 홈런왕 박병호와의 승부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이어 LG와의 PO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해 PO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비록 삼성과의 KS 3차전과 7차전에선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특급신인을 넘어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이 될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또 변진수(20)가 없었다면 두산은 준PO에서 진작 탈락했을 것이다. 3차전에서 3-0으로 앞서다 선발 노경은이 3점홈런을 맞고 3-3 동점이 돼 흐름이 넘어간 순간 등판한 변진수는 이후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 두산을 사지에서 구했다. 오현택(28) 역시 포스트시즌 10이닝에서 단 1점만 내주는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성장을 증명했다.
야수 중에선 주전 양의지에 가려졌던 포수 최재훈(24)이 빼어난 투수 리드와 도루저지 능력으로 한국 최고의 수비형 포수가 될 자질을 보여줬다. 최재훈은 또 넥센과의 준PO 4차전에선 결정적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진욱 감독의 말처럼 두산 선수들 중에 패자는 없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