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불청객’ 폐렴구균-로타바이러스-대상포진 예방접종 서둘러야
한 유아가 병원에서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요즘은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 많은 만큼 보호자들이 평소에 잘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 동아일보DB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하게 이때를 보내려면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도 중요하지만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더구나 폐렴구균과 로타바이러스 예방백신은 선진국에선 대부분 필수 접종이지만 국내에선 선택 접종이 많아 보호자가 챙기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늦가을과 겨울철 건강을 지켜줄 백신들에 대해 알아봤다.
○ 독감 접종 11월 중순엔 완료해야
국내에서 독감은 12월에서 다음 해 4월까지 주로 발생한다. 독감 예방접종은 접종 뒤 2주 이상이 지나야 항체가 형성된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독감을 예방하려면 본격적인 독감 유행 시즌 전인 11월 중순까지는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다.
최근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과 심장, 폐 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 및 그 보호자, 생후 6∼59개월의 소아, 임신부 등을 우선접종 권장대상자로 정해 독감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노약자나 만성질환자가 독감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세균성 폐렴, 심부전증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기존에 앓던 만성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가급적 독감 유행 전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예방백신을 맞은 뒤에는 30분 정도 대기하면서 급성 이상반응(쇼크증상)이 생기는지를 관찰한 뒤 집으로 돌아가야 안전하다.
○ 저항력 약한 노약자들은 폐렴구균 접종
하지만 독감에 걸린 뒤 고열이 심하고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누렇거나 초록색 가래가 나오는 기침을 하게 되면 폐렴이 의심되므로 곧바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폐렴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이 뇌나 혈관으로 침투하면 수막염, 패혈증 등 목숨을 위협하는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50세 이상 성인과 5세 미만의 영유아는 독감 외에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같이 받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독감 예방접종과는 다른 부위에 주사를 맞으면 같은 날에 동시접종이 가능하다. 영유아는 폐렴구군 예방접종을 4차례 해야 하지만 만 6∼17세 어린이·청소년과 50세 이상 성인은 매년 할 필요 없이 1회 접종하면 된다.
○ 쌀쌀한 때 로타바이러스 활기
영유아 설사의 주범인 로타바이러스는 5세 이하 영유아 95%가 한 번은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고 한 번 감염되면 설사와 구토로 인한 일시적인 탈수를 막는 것 외에는 딱히 치료제가 없다. 게다가 요즘과 같이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부터 더욱 기승을 부리기 시작해 겨울을 지나 이듬해 봄까지도 발병이 계속 이어진다.
이 시기에는 대상포진도 크게 유행한다. 대상포진에 아직 걸리지 않은 50세 이상 성인이라면 예방접종을 하면 도움이 된다. 1회 접종으로 60∼70%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임신부, 활동성 결핵환자 등 백신 성분에 과민반응이 일어나는 사람은 접종할 수 없다. 한때 대상포진 백신 품귀현상이 벌어져 접종이 힘들었지만 최근 국내에 추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