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자 “희-비극 얽힌 삶 지칭”
부모의 잇따른 암살, 수십 년간의 고독한 칩거, ‘선거의 여왕’으로의 부활, 유세 도중 당한 테러, 평생 ‘조국(祖國)과 결혼한’ 미혼녀…. 프랑스의 일간 르피가로는 4일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를 게재하면서 박 대통령을 ‘셰익스피어적인 운명(destin shakespearien)의 후계자’라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의 삶 속에 영국의 대문호인 셰익스피어의 비극 작품에 등장하는 ‘반복되는 운명의 패턴’이 있다. 그러나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로미오와 줄리엣’ 등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박 대통령이 겹치는 인물을 꼽기는 힘들다. 햄릿은 원통하게 죽은 부모를 잃은 자식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겹치지만, 결말은 판이하다.
박 대통령과 인터뷰한 르피가로지의 세바스티앙 팔레티 기자는 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셰익스피어 소설에 나오는 특정 주인공의 삶을 박 대통령에 빗대서 쓴 말은 아니다”라며 “‘셰익스피어적’이란 형용사는 프랑스에서 드라마틱한 운명적 삶을 지칭하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특징은 인간의 의지로 선택하는 게 아닌, 더 큰 초월적인 운명의 힘으로 진행된다”며 “대통령의 딸로 태어나 부모의 죽음을 목격하고, 평생 결혼하지 않고 정치적 힘을 쌓아 오다가, 마침내 청와대로 다시 돌아온 박 대통령의 삶은 비극과 희극이 교차하는 ‘셰익스피어적 운명’ 그 자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