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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의 RO, 친북 전파 온라인 선전부대도 운영했다

입력 | 2013-11-04 03:00:00

‘매일실천-매일검열’ 체계 갖추고 1인당 하루 트윗-리트윗 1만개
페북에 글쓰기-추천 3000개 목표
“北 제재하면 곧 전쟁난다” 선동… 목표실적 미달땐 자아비판까지




내란음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51·구속)이 주도했던 RO(혁명조직)가 CNP전략그룹(현 CN커뮤니케이션즈) 내 조직원 20여 명을 동원해 온라인 정치선전조직을 운영해 온 정황이 포착됐다. CNP전략그룹은 이 의원이 세운 정치컨설팅 및 선거홍보 대행업체로 ‘RO의 자금줄’이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CNP전략그룹의 온라인 선전조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반미·반정부투쟁을 선동하고 북핵을 지지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북에 한미연합사령부의 무력이 행사되는 순간 (남한은) 군인 세상이 된다”며 우리 군에 대한 적대감을 유포하거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대남전쟁위협 등을 옹호하면서 ‘북을 제재하면 곧 전쟁이 일어난다’는 논리를 전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선전조직은 ‘온라인 매일실천-매일검열’ 체계를 갖추고 7월 1일부터 시작된 ‘100일 전투기간’ 동안 1인당 트윗과 리트윗 1만 개 이상, 페이스북 글쓰기와 추천 3000개 이상을 목표로 선전 활동을 전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주간, 월간 단위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활동 등 온라인 실적을 평가하고 실적이 부진하면 반성문과 유사한 ‘총화서’를 제출해 자아비판을 하도록 했다.

공안당국이 ‘온라인 선전부대의 일원’으로 파악한 CNP전략그룹 조직원 류모 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올린 120개의 글은 반미·반정부와 북한 옹호 내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류 씨는 7월 24일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 3대 거짓말’로 △노인들이 “얼른 죽어야지”라고 하는 말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과 함께 △주한미군이 “한국의 안보를 위해 주둔하니 (대한민국이) 1조 원이 넘는 주둔비를 분담해야 한다”는 말을 꼽았다. ‘파리를 독수리라 말하는 청와대(6월 28일)’라는 글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북한 비핵화라고 말하는 건 파리를 독수리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류 씨는 △나는 ‘북한의 대남투쟁 3대 과제’(?)를 적극 지지한다(9월 27일) △‘패전’이 ‘승전’으로 둔갑한 ‘제2연평해전(?)’의 진실(10월 26일) △미국의 못생긴 개만도 못한 대한민국 국민들!(6월 24일)이라는 제목의 글 등을 올리기도 했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RO 총책인 이 의원의 존재를 대중에게 부각시키기 위한 선전 활동도 전개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100일 전투기간 동안 “이석기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집행체계를 구축한다”는 기치 아래 온라인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선전원 박모 씨는 8월 8일 페이스북에 “우리나라는 미국에 예속됐다”며 “이석기 의원님과 함께 우리 사회의 자주, 민주, 통일을 실현합시다”라는 글을 전파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게 된 뒤에는 이 사건이 조작이라며 집중적으로 비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 의원은 3월 5일 북한이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자 ‘결정적 시기’가 임박했다고 판단하고 대중을 동원해 광우병 사태처럼 선전전을 실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이 의원은 5월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종교시설에서 열린 RO 비밀회합에서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도 자체 선전전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토대를 구축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RO 조직원들은 ‘온라인 선전은 우리 사상을 전파하는 활동으로 꾸준히 SNS 대오를 늘려 정치선전조직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다져왔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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