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이 중요… 이벤트 안할것”… 서유럽 순방 첫날 佛언론 인터뷰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의 대표적인 보수성향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의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단순히 회담을 위한 회담이라든가 일시적인 이벤트성 회담은 지양하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남북정상회담의 원론적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번 발언에는 가장 적극적인 의미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이산가족 상봉 무산 이후 개성공단의 국제화 구상에도 차질을 빚는 등 답답한 남북 상황을 돌파하려는 의지가 실린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어머니가 북한의 사주를 받은 사람에 의해 돌아가셨고 이것이 제 삶에 아주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모친의 희생을 기리는 방법은 비극적인 상황을 끝내고 평화와 통일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또한 남북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발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북한이 정상회담을 할 만큼의 진정성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개성공단 정상화 및 국제화와 관련해 “북한에서 약속을 깨고 계속 합의를 지키지 않는 것 때문에 신뢰하기가 참 어렵다”며 “평양은 외국 투자가들을 찾고 있는데 외국 투자가들은 남북 간에 진정한 신뢰가 있을 때에야 북한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한 환상을 좇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간의 서유럽 순방 첫 방문국인 프랑스에 2일 도착한 박 대통령은 3일에는 현지 프랑스인들의 한류 드라마 파티 참석,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 오르세 미술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파리=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