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입시정책에 따른 중2, 중1 고입 전략
입시전문 교육업체 ‘하늘교육’ 주최로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 강당에서 열린 ‘새 대입제도 확정 발표에 따른 고교 선택 전략설명회’모습.
많은 입시전문가는 현 중2, 중1이 치르는 대입에서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이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들이 지원자가 입학해서 학업을 따라갈 능력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지표로 활용했던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고 논술고사를 어렵게 출제하지 못하도록 제한했기 때문. 대학 입장에서는 수시모집 선발 인원은 줄이고 대신 수능 성적이 합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시모집 선발인원을 늘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학력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모인 특목고와 자사고는 내신 경쟁은 다소 불리하지만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유리하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입시정책 특징에 따른 중2, 중1의 고입 전략을 살펴보자.
특목고 진학… 중학교 내신 신경 써야
특목고 지원을 고려하는 중2, 중1 학부모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먼저 학교 내신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1단계 전형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적용되는 현 중2, 1은 주요 교과목에서 최고 등급인 A등급(90점 이상)을 받는 학생 수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성취평가제 체제에서는 A등급을 받은 학생이 너무 많아 내신 성적만으로 1단계 합격자를 가려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학교알리미’ 자료를 보면 서울지역 중2 학생 중 영어 내신 A등급을 받은 학생이 2만1000명가량으로 서울지역 외국어고 전체 모집인원인 1800여 명보다 11배 이상으로 많다”면서 “중2부터 고입에서 중학교 내신을 어떻게 반영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A등급을 받는 데 만족하지 말고 최대한 높은 내신 성적을 받아놔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의 특목고 지원을 고려하는 학부모는 대입에서 학과 선택에 사실상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에서 특목고가 본래 설립 취지에 맞게 수업과 진학지도를 할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어고에서 의·약학계열에 진학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사고… 창의·인성면접 대비해야
정부는 현재 중2가 고교에 진학하는 2015학년도부터 평준화지역 자사고 39곳의 입시 1단계에서 내신 제한을 없애고 추첨제를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서울지역 자사고는 1단계에서 내신 제한 없이 추첨으로 입학정원의 1.5배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창의·인성면접’을 치른다.
입시전문가들은 지난해 서울소재 자사고 24곳 가운데 18곳의 경쟁률이 1.5 대 1을 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1단계 전형은 이렇다 할 의미가 없고 사실상 면접이 학생을 선발하는 절차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창의·인성 면접으로 자사고의 학생선발 권한이 사실상 강해지면서 우수한 학생 위주로 합격자를 뽑는 ‘선발효과’가 높아져 이에 매력을 느끼는 학생들이 대거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창식 엠베스트 진로진학수석연구원은 “내신 성적은 최상위권이 아니지만 비교과활동에서 경쟁력이 있으면 특목고 대신 주요 인기 자사고로 눈을 돌리는 학생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창의·인성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창의·인성 면접은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과 비교과활동, 행동발달사항, 진로준비사항 등을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비하려면 관심 과목이나 진로와 연계된 방과후 활동, 각종 교내 실험·실습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과 관련해 어떤 문제를 풀어봤는지, 취약점은 어떻게 보완했는지 등 학습 경험을 꾸준히 메모로 남겨두면서 지원서류 작성과 면접에 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확보해두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윤 wolf@donga.com·이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