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평균 1147만원… 최대 70% 탕감상환불능자 179만명 재기 과제
금융위원회는 4월 22일∼10월 31일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개별신청 접수를 한 결과 24만7000명이 신청해 이 중 21만4000명이 지원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채무조정 지원 대상인 287만 명의 연체 채권을 일괄적으로 사들였다. 이 중 지원 확정자를 제외한 265만6000명에 대해서는 추심만 중단했을 뿐 ‘부채 일부 탕감’ 등 채무조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17년 말까지 이들 중 11만 명 이상을 기금 지원 추가 대상자로 끌어모을 계획이다.
문제는 지원 대상자들이 채무조정을 받을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이다. 국민행복기금 지원을 받으면 부채의 최대 70%를 탕감받을 수 있지만, 바꿔 말하면 나머지는 성실히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채무조정을 신청한 사람들의 평균 빚 액수는 1147만 원. 이 중 절반을 탕감받고 나머지를 10년간 갚는다고 가정할 경우 매월 4만7800원씩 부담해야 한다. 평범한 직장인에게는 큰 부담이 없겠지만 수년간 빚의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돈을 못 갚은 사람들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수준이다.
실제로 기금 신청자의 평균 연 소득은 484만 원에 불과하고, 미신청자는 이보다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최근 세미나에서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 350만 명 중 179만 명이 저소득, 고령, 자활 의지 부족 등으로 재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단순한 채무 탕감이 아니라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행복기금은 1억 원 이하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 중 올 2월 말 기준 6개월 이상 연체를 한 사람들이 지원 대상이다. 지원이 확정되면 연령, 연체 기간, 소득 등을 따져 원금의 30∼50%(기초수급대상자는 최대 70%)를 탕감받고 남은 빚은 최장 10년간 분할 상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