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폐지줍다 교통사고 많아… 야광조끼-모자 만들어 보급나서순찰차 내비 홀몸노인 주소 입력… 자녀 요청땐 안전 확인해 통보
“야광조끼 든든하겠네” 인천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에서 근무하는 심은영 경사가 지난달 30일 남동구 간석동 인천교통공사 인근 공원에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야광조끼를 노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김 경위는 손해보험협회 등의 지원을 받아 차량 운전자들이 야간에도 노인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야광 조끼(300개)와 모자(700개), 지팡이(70개) 등과 같은 교통안전용품을 만들었다. 9월부터 인천지역 9개 경찰서별로 고물상 383곳을 찾아가 노인들에게 전달했다. 김 경위는 “민간단체의 후원을 늘려 조끼와 모자 등을 더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이 12월까지 노인들을 위한 치안 대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노인 인구가 매년 4.6∼6.6%씩 증가하고 있지만 노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경찰청은 교통사고와 범죄 예방, 봉사 등 4개 분야로 나눠 치안 대책을 만들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매년 늘고 있다. 2011년 인천에서 발생한 범죄(2만9894건) 가운데 노인이 피해자인 사건은 1305건(4.4%)이었으나 지난해 5.8%로 늘었다. 올 1∼9월은 5.7%가 발생했는데 절도(33.9%)가 가장 많았고 다음은 폭력(33.5%)과 사기(31.6%) 등의 순이었다.
농어촌인 강화군에서 차량을 이용한 범죄가 늘고 있어 ‘우리 마을 차량 스티커’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은 차량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에 나설 계획이다. 혼자 사는 노인이 많은 임대아파트 등에는 폐쇄회로(CC)TV를 늘리기로 했다.
주민자치센터의 요청으로 돌봄 대상 노인으로 선정된 경우 경찰이 순찰차 내비게이션에 노인의 거주지를 입력한다. 순찰차가 거주지 주변에 가면 자동으로 내비게이션에 신호가 표시돼 노인의 안전 여부를 점검하도록 했다. 자녀가 부모의 안전을 경찰에 확인 요청할 경우 지구대나 파출소 직원은 거주지로 가서 노인들을 돌보고 이상 여부를 자녀에게 알려준다. 자녀가 이 서비스를 받으려면 거주지 관할 지구대나 파출소에 요청하면 된다. 노인에게 건강식품이나 의료보조기구를 비싼 가격에 강매하는 사기 피해를 본 사례를 경로당이나 노인정 등을 돌며 홍보하고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전화를 이용한 금융 사기도 포함된다.
인천경찰청은 이들 사업을 인천시와 인천소방안전본부, 경인우정청, 한국전력인천본부, 인천도시가스 등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삼호 생활안전계장(52·경정)은 “위급한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한 노인이 피해를 보는 사고와 범죄가 늘어 치안 대책을 마련했다”며 “사업에 참여하는 기관이 매달 정기적으로 모여 협력할 내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