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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이 사람]“광양공원묘지 조성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입력 | 2013-11-05 03:00:00

배양자 전남道 보건복지여성국장




배양자 전남도 보건복지여성국장(59·사진)은 전남도청 여성 공무원들의 ‘맏언니’로 불린다. 전남도 일반직 공채 출신 여성 공무원 가운데 처음으로 부이사관(3급) 자리에 오른 데다 어지간한 남자도 버티기 힘들다는 공보관을 2년 6개월 동안이나 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의학에 한방·보완대체요법을 접목한 통합의학박람회를 국내 유일의 건강축제로 키운 주역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통합의학박람회는 다양한 진료체험 행사로 의학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6년 9급으로 공직에 첫발을 디딘 배 국장은 내년 6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올 12월 말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배 국장에게 통합의학박람회 성과와 공직생활 38년의 소회를 들어봤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통합의학박람회가 대성황을 이뤘는데….

“218개 국내외 유명 병원이 참여해 현대의학과 면역력 및 자연치유 능력을 높이는 식이·명상·이완요법, 검증된 대체의학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올해는 중국의 정통 시술요법인 ‘전침의’로 노인성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저장중의약대학병원이 관심을 끌었다. 1주일 동안 36만 명이 박람회장을 찾아 20만 명이 진료검진을 체험했다. 검진 과정에서 암으로 의심되는 20명에게 전문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도록 권장했다.”

―4년째 박람회를 치렀는데 성과를 꼽는다면….

“고령 인구와 만성질환자가 많으면서도 이들의 치료와 연계할 수 있는 천연자원이 지역에 풍부한 점에 주목했다. 환자가 의사를 선택하는 ‘환자중심 의료서비스’와 통합의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이런 노력이 정부를 움직여 지난해 보건복지부에 통합의학 담당 부서가 처음으로 생겼다. 박람회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246억 원을 들여 통합의료센터를 착공하고 2016년에는 국제통합의학박람회를 개최한다.”

―공직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1991년부터 4년 가까이 광양군 가정복지과장을 맡으면서 대표적인 님비 사업인 공원묘지 조성 사업을 해결한 게 기억에 남는다. 당시 광양은 개발 붐이 일면서 도시가 팽창하고 인구 유입이 늘어 묘지난을 겪고 있었다. 마을에 거의 살다시피 하면서 주민들을 설득해 결국 해냈다. 1999년 언론을 상대하는 공보관실 홍보계장을 맡았을 때 주위에선 한 달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오기가 생겨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런 인연으로 7년 뒤 여성 공무원으로는 처음으로 광역자치단체 공보관을 지냈다.”

―후배 공직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젠 여성 공무원들도 열심히 일하면 대접받는 시대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을 살린다면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