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4일 축구회관에서 명단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관심을 모았던 박주영은 이번에도 제외됐다. 하지만 이는 ‘외면’이 아닌 ‘배려’라는 분석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홍명보호 5기 명단 발표
섣부른 발탁 뒤 기대이하 경기력 우려
외면 보다 배려…기량은 의심 안해
“내년 1월 이적시장까지 지켜보겠다”
대표팀에 안 뽑힌 박주영, 홍심(洪心) 안에는 있다.
박주영은 홍 감독과 인연이 깊다. 박주영은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런던올림픽 모두 와일드카드로 뛰었다. 홍 감독이 원하는 바를 그라운드 안팎에서 십분 구현해 냈다. 홍 감독은 4일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은 여기에 있는 어떤 선수보다 대표팀 경험이 많다. 대표팀에 들어오면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 지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과 선수가 서로를 잘 알고 믿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박주영이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언제든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태극마크를 단다면 홍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에 곧바로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박주영은 지난 달 30일 첼시와 리그컵에 교체로 출전해 10여 분을 뛰었다. 실전 투입은 셀타비고(스페인)에 임대로 가 있던 올 4월 이후 6개월 만이고,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공식 경기에 나선 것은 2012년 3월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출전 시간이 워낙 짧아 기량을 냉정히 평가할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라는 점은 증명됐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홍 감독이 박주영을 부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또한 경기에 못 뛰는 박주영을 대표팀에 뽑아 자신감을 북돋워주고 실전감각을 키워주는 게 낫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다.
홍 감독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번에도 한 템포 쉬었다. 박주영에 대한 배려다. 섣불리 뽑았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후 폭풍을 감안한 선택이다.
“지금 박주영이 대표팀에 들어와 잘못 됐을 경우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 내년 1월 이적시장까지 지켜보는 게 맞지 않나 생각 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