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운영비 50억원 삭감에 팀 순위까지 휘청
유소년육성·마케팅 등 구단 핵심가치도 흐릿
위기의 수원 삼성이다. 막바지로 치닫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수원은 14승8무11패(승점 50)로 5위에 랭크, 우승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데 이어 당면 목표인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어려워지고 있다. 남은 5경기를 다 잡아도 수원은 승점 15를 확보한데 그쳐 선두 울산(승점 67)을 따라잡기 어렵다. 4위 FC서울(승점 54)과도 벌어졌다.
하락은 예고됐다. 연간 운영비가 50억 원 가량 삭감돼 전력 보강에 힘을 쏟을 수 없었고, 주력들의 부상 이탈에 4월부터 10월 초까지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외국인선수는 산토스가 유일하다. ‘허리띠 졸라매기’의 여파는 또 있다. 작년까지 수원은 인천, 서울 등 수도권 경기가 있을 때 인근 호텔에서 1박2일 간 머물며 컨디션을 조절했고, 지방경기 때는 팀 이름값에 맞는 최고급 숙소에 머물렀지만 이젠 꿈도 꾸기 어렵다. 주말 서울 원정을 앞두고 어렵사리 하루 호텔에 머문 게 모처럼의 사치(?)였다.
문제는 또 있다. 수원이 구단 차원에서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 우승인지, 유소년 성장인지, 흥행(마케팅)인지 명쾌한 방향이 없다. 프랜차이즈 선수를 하나 둘 발굴해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어렴풋이 ‘키워 쓰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냐는 추측만할 뿐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상위 클래스 유지에 그치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놓일 게 뻔하다. 팀 사기진작과 성적이란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투자가 있을 때 결실도 있다. 과하진 않아도 합리적인 인풋은 필수다. 그래야 구단도 선수단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