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민호는 FA 대박 일보직전이다. 그러나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어머니 조언대로 돈 따라가지는 않을 것
비슷한 조건이면 팬들 위해 부산 남는다”
롯데 강민호(28)는 “한국시리즈(KS)가 끝났는데 내 기사가 왜 안나오나 찾아다닌다”며 웃었다.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았지만, 생애 최대의 결정을 앞에 둔 상황인지라 낙천적인 강민호도 결코 가볍지 않은 심경임을 고백했다.
강민호는 “사람들은 프리에이전트(FA)가 되면 ‘행복한 고민’이라고 부러워하는데, 막상 내일이 되니까 힘들다”고 밝혔다. “누구랑 같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밤에 잠도 잘 안 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왔다 갔다 한다. 내 야구인생에서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며 오직 자신만이 느낄 ‘고독감’을 내비쳤다.
강민호는 “얼마 전에 도장을 파러 갔는데, 가게 주인아저씨가 ‘부산에 남아달라’고 하더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자신을 키워주고 성원해준 롯데 팬들을 위해 부산에 남고 싶은 심정을 내비친 것이다. 강민호는 야구인생에서 최초로 칼자루를 쥐었다.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했어도 알아서 많이 줬던 지난해와 달리, 이제는 자기 몸값을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여기에다 명분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강민호의 고심은 깊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