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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쌀 섞고 “햅쌀”… 농협 간부들이 시중 유통

입력 | 2013-11-05 03:00:00

24억 부당이득 조합장 등 5명 입건




농협 간부들이 묵은쌀을 햅쌀로 둔갑시킨 후 유통하다 적발됐다.

올 2월 전남 해남군 A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농협 간부들이 벼의 냄새와 색깔을 살펴보더니 직원들에게 “7% 정도 섞어”라고 지시했다. 2012년에 생산된 햅쌀에 묵은쌀 일부를 혼합하는 작업을 지시한 것이었다.

A농협은 2011년 1월 17일부터 8개월간, 올 2월 4일부터 4개월간 묵은쌀 2900t을 햅쌀 1만500t에 섞어 만든 ‘짝퉁 100% 햅쌀’ 1만3400t을 판매했다. 짝퉁 햅쌀은 대형마트 등 160여 개 판매점을 통해 전국에 유통됐다. 이들은 묵은쌀을 섞는 비율을 봄에는 최저 7%, 여름에는 최고 60%까지 다르게 조정했다. 그 이유는 봄에는 전년도 햅쌀이 품질이 좋은 반면 시간이 흐를수록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

전남지방경찰청은 4일 A농협 조합장 양모 씨(67) 등 임원 5명을 사기 혐의 등으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A농협이 짝퉁 햅쌀을 판매해 부당이득 24억 원을 챙겨 경영적자를 메웠다”고 말했다.

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