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치료제를 썼다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환자들과 제약사 간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2003년 소송이 제기된 지 10년 만이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판사 강민구)는 혈우병 환자와 가족 95명이 녹십자홀딩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녹십자 측이 원고들에게 일정액을 지급하고 원고들은 더이상 민사 또는 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조정이 성립됐다고 4일 밝혔다. 다만 당사자 양쪽에서 원치 않아 조정 금액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말 추가로 소송을 내 현재 1심이 진행 중인 또 다른 피해자 8명도 이번 사건의 조정에 참여해 배상을 받게 됐다.
혈우병을 앓던 박모 씨 등은 1990년 녹십자홀딩스가 세운 한국혈우재단 회원으로 등록한 뒤 혈우병 치료제를 유·무상으로 공급받았다. 그 뒤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게 됐고 2003년 녹십자를 상대로 3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