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 정상회담]양국 경제인 간담회서 창조경제 협력 당부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 시간) 파리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회관에서 열린 한-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후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이날 20여 분간의 프랑스어 연설이 끝나자 프랑스 경제인들은 박 대통령에게 3분간 기립박수를 보내며 “트레비앙”(매우 잘했다) “파르페”(완벽하다)를 연 발했다. 파리=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프랑스의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의 말을 빌려 한국과 프랑스 양국 간 창조경제 협력을 당부하는 연설을 끝내자 참석자들은 한동안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이날 파리의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특유의 또박또박한 어조로 20분간 프랑스어로 연설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프랑스 경제인 2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양국 간 창조경제 협력은 잠재력이 큰 미래 신산업, 문화산업, 중소·벤처기업 등 세 분야에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둔황석굴에서 잠자던 8세기 한국 승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세계에 알린 사람이 프랑스 고고학자였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한 외국인 작가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였다”면서 “프랑스의 문화 역량과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한국의 첨단 정보기술의 만남을 통해 문화산업을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와인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 양국은 130년 가까운 우정을 쌓아온 오래된 친구”라며 “우리 정부는 언제나 기업인의 후원자 역할을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 교민들 “오랜 독학으로 닦은 프랑스어 실력”
박 대통령이 연일 선보이는 프랑스어 실력은 교민사회에서도 화제다. TV뉴스를 통해 접한 박 대통령의 프랑스어 발음이 39년 전 그르노블에서 6개월 유학을 했던 경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실력이라는 것. 프랑스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한 교민은 “프랑스에서 오래 산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연음’과 ‘r’ 발음을 무난하게 소화해냈다”며 “또박또박 정확하고 여유 있는 발음으로 의사전달력이 뛰어난 프랑스어를 구사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민은 “프랑스어를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외워서는 할 수 없는 프랑스어 실력”이라며 “오랜 기간 독학으로 프랑스어를 공부해 온 듯하다”고 평했다.
박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 프랑스 일간 피가로의 세바스티앙 팔레티 기자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인터뷰 시작에 앞서서 유학시절의 추억 등 프랑스어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만난 한국 정치인 중 프랑스어 발음이 가장 좋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
○ 프랑스 유학 시절 추억 회상
박 대통령은 이날 39년 전 프랑스 유학 생활에 도움을 준 당시 그로노블 이제르 지역의 도지사(작고) 부인과 만나 당시 유학 시절을 회상하는 ‘추억의 시간’을 가졌다.
프랑스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어 실력이 궁금하시면 스마트폰 으로 왼쪽 QR코드를 찍어보세요.
박 대통령은 영국 공영방송인 BBC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 (김정은이) 말한 것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고 우리가 (대화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설득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리=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전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