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평화문학상 구소은 ‘검은 모래’ 출간
제주도가 제정한 4·3평화문학상 제1회 소설부문 수상작(상금 7000만 원)인 ‘검은 모래’(은행나무)를 최근 단행본으로 출간한 구소은 작가(49·사진)는 4일 자신의 첫 소설인 이 작품에 5년의 공력을 들였다고 털어놨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물질을 하게 된 해녀 일가의 4대에 걸친 삶을 그렸다. 제주도 우도의 동쪽 조일리의 검은 모래로 된 해변 출신의 잠녀(해녀의 옛말) 구월이 생계 때문에 일본 도쿄 남쪽에 있는 화산섬 미야케지마로 이주하면서 구월과 그 일가가 겪는 설움과 한의 드라마다.
광고회사 출신으로 시나리오 작가 경력도 있는 구 작가는 문학상 심사위원인 소설가 현기영에게 “서사가 크고 강하다”는 평을 받았다. “‘혼불’이나 ‘토지’ 같은 긴 호흡의 장편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헤밍웨이도 좋아하고요.”
다음 작품은 자신의 운명에서 끊임없이 도망치는 사람의 얘기라고 했다. “아무리 싫어도 팽개칠 수 없는 타고난 운명에서 끊임없이 달아나고 숨바꼭질하는 사람의 얘기를 써 보고 싶습니다.”
지난해 3월 제정된 4·3평화문학상은 ‘평화와 인권, 진실과 화해, 민주주의 발전’을 주제로 시와 소설 분야의 미발표 공모작에 수여하는 문학상으로 시 부문(상금 2000만 원)은 현택훈의 ‘곤을동’이 수상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