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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가 빚지고 있는 두 사람

입력 | 2013-11-05 03:00:00

자신 이름 건 대회 창설 이덕희씨
대이어 장호배 여는 홍순모 회장




그는 한때 ‘코트 집시’로 불렸다. 라켓 하나 들고 세계를 돌아다닌 한국 테니스의 해외 진출 1세대 이덕희 씨(60·여). 어느새 환갑이 된 그는 3일까지 춘천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이덕희배 국제 주니어대회를 개최했다. 이 씨는 “한국 테니스를 책임질 꿈나무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씨가 사재 6000여만 원을 털어 2001년 시작한 이 대회는 유망주의 산실이다. 은퇴 후 미국에서 결혼한 그는 매년 대회 때마다 귀국해 후배들을 격려하며 테니스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이 씨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기에 유망주 육성에 의욕이 넘친다. 그는 서울 중앙여고 시절인 1971년 장호배 주니어대회에서 18세의 나이로 단식과 복식에서 우승하며 주목 받았다. 장호배는 두 차례 대한테니스협회장을 지낸 고 홍종문 회장이 1957년 창설한 대회. 이 씨는 홍 회장의 관심 속에 해외로 눈을 돌려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를 돌며 세계 랭킹을 34위까지 끌어올렸다, 이 씨는 “홍 회장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내 이름 석 자는 알리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올해로 57회째를 맞는 장호 홍종문배 주니어테니스대회는 13일 서울 장충코트에서 개막된다. 홍 회장이 1971년 사재를 들여 건설했던 장충코트는 이날 장충 장호테니스장으로 명명식을 갖는다. 고인의 아들인 홍순모 계동산업 회장은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남녀 단식 우승자는 각각 3000달러(약 318만 원)의 해외 진출 장학금을 받으며 준우승자에게도 1500달러씩 돌아간다.

신순호 대한테니스협회 전무는 “(이)덕희 언니는 늘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시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를 초월한 두 대회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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