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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하게 꽂힌 비수…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입력 | 2013-11-05 03:00:00

이란 출신 작가 파하드 모시리 전




캔버스에 칼을 꽂아 만든 ‘Blue with Wooden Knives’. 갤러리현대 제공

칼을 어딘가에 ‘꽂아’ 본 적이 있었나.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1층. 이란 작가 파하드 모시리(50)의 개인전 제목 ‘My Flower’가 수십 개의 칼로 벽에 꽂혀 쓰여 있다. 옆에 걸린 설치작품 세 점은 널찍한 캔버스 위에 칼 100여 개를 촘촘히 꽂아 만들었다. 칼놀림 아래 무너지는 카이사르의 몸뚱이가 얼핏 생각난다.

모시리는 금박, 비즈(beads·구멍 뚫린 유리구슬) 등 아랍 전통 장식 문양의 재료도 회화 도구로 썼다. 1979년 이란의 정치적 격변기에 미국으로 떠난 그는 “장식은 구상(具象) 미술을 금기시하는 이슬람 문화에서 허용된 표현 도구다. 그것으로 나만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칼을 꽂는 손아귀 힘이 또렷이 느껴진 까닭이 있었다. 12월 1일까지. 02-2287-3591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